8월21일 월요일 이른 아침 집을 나서 오전 10시 30분 Air India를 타고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떠나 인도 뉴델리를 향해 Non-stop으로 갔다. 16시간의 비행이었다. 짧은 잠을 여러번 자면서 비행기에서 제공하는 3번의 식사를 비우지 않고 모두 먹었다. 그런데 3번의 식사가 모두 카레맛이 느껴지는 음식이었다. 인도국적의 항공기를 탔으니 소고기 먹을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지만 벌써 인도음식이 지겨워지는 것 같았다. 선교지에서의 식사는 내가 메뉴를 정하는 것도 아니고 주는 대로 먹어야 하는데 벌써 걱정이 되었다. 카레 맛이 나는 음식을 서른 끼니정도를 먹는다 생각하면 된다.
이 글을 쓰는 토요일 마지막 수업을 앞두고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며 나는 오믈렛을 주문했다. 주문을 받던 호텔 직원이 내게 "맛살라(카레맛 나는 것)를 넣을까?"라고 묻는다. 인도 현지 사람들은 여러 음식이 다 다른 맛이겠지만 내게는 모두 카레맛이 나는 것은 기분만이 아닐 것이다. 다시 미국에서 인도로 들어오는 첫날로 돌아가 본다. 나는 16시간의 오랜 비행 내내 밝은 비행기 창밖 풍경을 즐기면서 인도에 도착하였다. 그 비행기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캐나다를 거쳐 북극권을 지나 러시아, 카작스탄, 키리기스탄,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을 거쳐 인도 뉴델리에 도착했다.
나는 북극의 얼음과 녹아내리는 빙하들, 텐산 산맥, 타미르고원, 그리고 히말라야 산맥의 만년설을 보며 뉴델리까지의 비행을 참으로 즐겼다. 그러나 무엇보다 인도의 마하라스트라 주의 아우랑가바드에 진행한 제2기 신학생(1년 학사과정의 바이블 칼리지) 15명을 만나 가르치는 것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었다. 그 학생들 중에는 나를 전에 보았던 사람도 서너 명 있었지만 내게는 모두낯선 학생들이었다. 내가 신학생들에게 가르쳤던 과목은 '조직신학'이었으나 인도 선교지의 특성상 목회학에 대한 내용을 더 많이 가르친 것 같다. 이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인 신학과 바른 목회를 실천하는 능력을 균형을 지닌 목회자들을 길러내기 위한 나의 노력이었다.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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